30대 때 나는 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었다.
야근도 마다 안 했고, 술자리도 빠지지 않았고, 주말에도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그때는 그게 성실한 거라고 믿었다. 바쁘면 잘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완전한 착각이었다.
그런데 40대가 되고 나서 돌아보니까, 그 시절에 정작 중요한 걸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든다. 돈도, 건강도, 관계도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 꽤 많은 것들이 달라졌을 것 같다. 아마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있을 수도 있다.
30대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솔직하게 써본다.
"그 야근, 사실 아무도 기억 안 한다"
정말 충격적이지 않나? 30대 내내 야근을 밥 먹듯 했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는 게 성실함의 증거라고 생각했다. 팀장한테 잘 보이려고, 동료한테 뒤처지지 않으려고.
근데 지금 돌아보면 그 야근들이 내 커리어를 크게 바꿔놓은 적이 없다. 승진은 야근 시간이 아니라 성과와 타이밍으로 결정됐다. 오히려 몸을 너무 혹사한 탓에 30대 후반부터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회복이 더딘 몸이 느껴진다.
야근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다만 야근이 미덕인 척하는 문화에 너무 취해 있었다는 거다. 퇴근 후의 시간은 회사가 아니라 내 인생을 위해 써야 했다. 그 시간에 운동을 했더라면, 책을 읽었더라면, 내 사람들과 밥을 먹었더라면 — 지금의 나는 꽤 달랐을 것 같다. 적어도 피폐해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
"월급 들어오면 저축 먼저 하고 나머지로 살아라"
30대 때 소비 방식은 단순했다. 월급이 들어오면 쓰고, 남으면 저축하는 구조였다.
당연히 남는 돈이 없었다. 너무 당연한 구조였다.
40대가 되고서야 제대로 배운 게 있다. 돈은 남아서 모이는 게 아니라, 먼저 빼놔야 모인다는 것. 월급 들어오는 날 자동이체로 먼저 30%를 다른 통장으로 보내고 나머지로 생활하는 것. 처음 한두 달은 빠듯하지만, 석 달이 지나면 그 돈이 없는 것처럼 살게 된다.
30대 때 이걸 알았더라면 지금쯤 통장 잔고가 꽤 달랐을 거라는 생각이, 가끔 아프게 든다. 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였어야 했다.
"몸은 40대에 고장난다. 30대에 고쳐놔야 한다"
30대 때 건강 검진 결과가 조금 이상해도 "아직 젊으니까 괜찮겠지"라고 넘겼다. 술도 많이 마셨고, 운동은 거의 안 했고, 수면은 항상 부족했다.
그 청구서가 40대에 날아온다.
무릎이 시큰거리고, 소화가 예전 같지 않고, 피로가 자고 일어나도 안 풀린다. 병원 가면 "나이 드셔서 그렇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나이가 됐다. 30대의 나는 그 말을 들을 나이가 올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운동은 40대에 시작해도 늦지 않다. 하지만 30대에 시작한 사람과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지금이라도 시작하는 게 10년 뒤의 나를 바꾼다는 걸, 이제는 안다.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다 친한 건 아니었다"
30대엔 인맥이 곧 경쟁력이라고 생각했다. 술자리, 모임, 동창회 — 최대한 많은 사람을 알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명함을 모으고, 카톡 친구를 늘리고 그런 행위들이 일상을 꽉채웠다.
그런데 40대가 되고 진짜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연락이 오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술자리에서 형, 동생 하던 사람들이 아니라 — 조용하고 꾸준하게 옆에 있어 줬던 두세 명이었다.
넓게 알려고 애쓰는 것보다 진짜 내 사람 두세 명을 깊게 챙기는 게 훨씬 중요했다. 관계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비교는 나를 갉아먹는 습관이었다"
나는 30대 내내 비교를 달고 살았다. 동기가 먼저 승진하면 조급해졌고, 친구가 집을 사면 불안해졌고, SNS에 잘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초라하게 느껴졌다.
근데 그 비교가 나를 더 잘 되게 만든 적이 없었다. 오히려 있는 것에 감사하지 못하게 만들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를 흐리게 만들었다. 정말 본질을 놓친 시기였다.
40대가 되고 나서 조금씩 내려놨다. 남의 속도가 아닌 내 속도로 가는 것. 남의 기준이 아닌 내 기준으로 만족하는 것. 그게 생각보다 훨씬 마음이 편하더라.
비교는 동기부여가 아니라 소진이었다. 정말 감정적인 커다란 소진이었다.
마치며
이 글을 읽는 분이 30대라면, 조금 부러운 마음이 솔직히 든다.
지금 알고 있는 걸 30대에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그 시행착오가 있었으니까 지금 이걸 쓸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40대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다만 30대를 어떻게 보냈느냐가 꽤 많이 느껴지는 나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30대가 있다면, 제발 몸 챙기고, 돈 모으고, 진짜 사람 두세 명만 깊게 챙겨라. 그게 사실상 전부다.
그리고 40대인데 이 글을 읽고 있다면 — 우리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앞으로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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